보도자료

[우리말과 한국문학] 신조어를 통해 본 코로나 한국

2020년 ssy0805 21-03-03 494

제목: [우리말과 한국문학] 신조어를 통해 본 코로나 한국

매체: 영남일보

일자: 2020-12-03

전문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01202010000235


확산 이후 신어 300여개 수집
'마코인' '호모마스크쿠스' 등
마스크 관련 빈도 단연 우세
5월부턴 '위드 코로나' 지속
수용·공존 방안 모색 보여줘 


언어는 변한다. 보통 언어의 변화를 논할 때, 신어의 출현과 수세기에 걸친 언어의 역사적 변화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 보면 매일 매 시각 웹상에 나타나는 언어의 동적 양상 역시 현대에 새로이 등장한 언어의 변화임을 알 수 있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 포털의 언어 정보는 늘 사라졌다 나타나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웹의 언어는 단 한 시간도 같은 모습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어제와 완벽히 동일한 검색 결과를 오늘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코로나는 현대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웹상에서 매순간 업로드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초기 코로나와 관련된 기록은 어떻게 분석될 수 있을까? 더 근본적으로 코로나 초기의 충격과 혼란, 코로나 시국에 생겨난 제도와 정책, 국민들의 태도와 평가는 언어에 어떻게 나타날까? 그 일면들을 살펴보기 위해 경북대 언어정보연구센터 연구진은 코로나 초기의 언어 현상을 담은, 코로나 스냅 샷 말뭉치(2019.12~2020.10)를 구축하고 이로부터 코로나 시대에 새로이 등장한 신어 300여 개를 수집하였다. 이 신어들 속에는 2019년 12월 '우한폐렴'으로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코로나 사태가 2020년 2월 '코로나19' '우한코로나' '코비드19' 등을 거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의 용어로 정착되는 과정이 나타나고, '코로나맥주바이러스' '맥주바이러스' 등은 한동안 쓰이다 사라졌다. 또 코로나 확산 추이에 따라 '코로나 시대' '코로나 쇼크'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등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데, 5월 이후에 출현한 '위드 코로나'의 빈도는 우상향 곡선을 그으며 안정적인 출현을 보인다. 이러한 추이는 코로나의 시작 시점에는 사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종식 이후의 상황을 기대했지만, 점차로 예상보다 장기화된 코로나 상황을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상태를 보여준다.

코로나의 상징인 마스크와 관련한 신어는 형태나 빈도의 측면에서 단연 우세하다. 새로 출현한 '마스크' 관련 신어는 무려 26개로, 출현 시기에 따라 대표적 예만을 나열해도 코로나 시대 마스크의 역사가 요약된다, '금스크, 공적 마스크, 마스크 5부제, 비말 차단용 마스크, 마스크프루프, 턱스크, 호모마스크쿠스'. 초기 '마코인'('마스크+비트코인')이 출현했다 사라졌을 정도로 귀했던 마스크는 공적 마스크 정책으로 안정되었고, 코로나 장기화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9월3일 최초 출현한 '호모마스크쿠스'는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된 인류의 삶을 보여준다.

'상상 코로나,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증, 코로나 피로도, 코로나 앵그리'는 코로나와 관련한 불안과 우울, 절망감과 분노의 감정을 나타내며, '코로나 블랙, 코로나 레드' '멘탈데믹, 불안케어' 등으로 이어진다. 비교적 초기에 등장했던 코로나 전쟁(1월), 코로나 보릿고개(2월), 조용한 코로나(4월) 등이 여전히 고빈도로 사용되고 있음은 이 시대 코로나의 겨울을 여전히 불안하게 만든다.

초기 코로나 신조어가 코로나의 발생과 지속 추이에 따른 신어의 생성과 변화를 보여준다면, 11월 이후 코로나 종식까지 후기 코로나 신조어 역시 코로나의 소멸 시점에 발생하는 사회의 변화와 가치, 제도를 보여줄 것이다. 코로나 사태의 변화에 따라 코로나 신어는 계속되고 생산되고 사라지고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의 터널을 속히 지나 곧 코로나 종료 신어를 마주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남길임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 게시물은 dmax님에 의해 2021-03-29 12:55:26 보도자료(3단계)에서 이동 됨]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