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참여교수/ 최은숙, 「<몽유가>의 작가 및 기록 방식과 몽유의 역할」

2021년 admin 23-01-20 179

최은숙, 「<몽유가>의 작가 및 기록 방식과 몽유의 역할」, 한국시가연구 53, 2021.5.


초록


본고는 <몽유가>(1926)의 작가 및 작품 기록 방식을 살피고, ‘몽유(夢遊)’라는 시적 장치의 역할과 의미를 구명한 글이다.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몽유가>의 작가 문제이다. <몽유가>의 작가인 김홍기는 봉화 지역에 살던 안동 김씨 문중의 인물이며, 문필활동으로 지역에 널리 알려진 전통적 지식인이다. 그의 작품을 모은 『낙좌초고』에 지역인들의 행장과 만시가 다수 남아 있다는 것은 그가 문필활동으로 지역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러한 인물이 20대 후반에 쓴 <몽유가>가 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이러한 인물이 일제강점기에 쓴 작품이 전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둘째, 작품 기록 방식이다. <몽유가>는 한 면을 삼단으로 나누어 작품을 기록하고 있는데, 맨 위에 작품 관련 주석이 기록되어 있다. 주석은 작품과 관련한 인물과 지명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작가의 소회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주석 자체만으로도 인물, 지명, 역사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주석 처리의 방식은 가사 작품 수록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며, 일반적인 한문 서적에서도 흔하지 않은 사례이다. 가사 작품의 기록 방식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몽유가>의 본문은 국한문혼용으로 표기되어 있고, 한자 옆에 한글이 병서되어 있다. 주석 처리 방식이나 가사의 내용을 보더라도 작품을 쓴 사람은 한문에 더욱 익숙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한글을 병서한 이유는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몽유가>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특별히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가사 음영을 보다 용이하도록 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셋째, <몽유가>는 전대 몽유가사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작품이면서, 몽유라는 시적 장치는 전대와 차별적인 역할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옥경몽유가>나 <길몽가>의 경우 ‘몽유’는 꿈속에서 개인적 욕망을 성취하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몽유가>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인물을 만남으로써 무상감을 확인하거나, 집단 기억으로서 역사적 사실을 호출함으로써,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대의명분과 의리의 추구가 그것이다. 이는 일면 수구적인 태도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충군에서 애국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상의 연구는 <몽유가>에 관한 본격적인 작품론으로서 의미를 지니면서, 몽유가사의 양식적 의의와 후대적 변모를 살피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향촌지식인의 시대에 대한 응전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지닐 것이다.본고는 <몽유가>(1926)의 작가 및 작품 기록 방식을 살피고, ‘몽유(夢遊)’라는 시적 장치의 역할과 의미를 구명한 글이다. 연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몽유가>의 작가 문제이다. <몽유가>의 작가인 김홍기는 봉화 지역에 살던 안동 김씨 문중의 인물이며, 문필활동으로 지역에 널리 알려진 전통적 지식인이다. 그의 작품을 모은 『낙좌초고』에 지역인들의 행장과 만시가 다수 남아 있다는 것은 그가 문필활동으로 지역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러한 인물이 20대 후반에 쓴 <몽유가>가 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이러한 인물이 일제강점기에 쓴 작품이 전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둘째, 작품 기록 방식이다. <몽유가>는 한 면을 삼단으로 나누어 작품을 기록하고 있는데, 맨 위에 작품 관련 주석이 기록되어 있다. 주석은 작품과 관련한 인물과 지명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작가의 소회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주석 자체만으로도 인물, 지명, 역사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주석 처리의 방식은 가사 작품 수록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며, 일반적인 한문 서적에서도 흔하지 않은 사례이다. 가사 작품의 기록 방식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몽유가>의 본문은 국한문혼용으로 표기되어 있고, 한자 옆에 한글이 병서되어 있다. 주석 처리 방식이나 가사의 내용을 보더라도 작품을 쓴 사람은 한문에 더욱 익숙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한글을 병서한 이유는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몽유가>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특별히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가사 음영을 보다 용이하도록 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셋째, <몽유가>는 전대 몽유가사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작품이면서, 몽유라는 시적 장치는 전대와 차별적인 역할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옥경몽유가>나 <길몽가>의 경우 ‘몽유’는 꿈속에서 개인적 욕망을 성취하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기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몽유가>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인물을 만남으로써 무상감을 확인하거나, 집단 기억으로서 역사적 사실을 호출함으로써,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대의명분과 의리의 추구가 그것이다. 이는 일면 수구적인 태도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충군에서 애국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상의 연구는 <몽유가>에 관한 본격적인 작품론으로서 의미를 지니면서, 몽유가사의 양식적 의의와 후대적 변모를 살피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향촌지식인의 시대에 대한 응전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지닐 것이다.


Abstract


This article scrutinizes the author of Mongyuga (1926) and how the text was written, and it elucidates the role and meaning of the poetic device of a dream. The research is summarized as follows. First, the author of Mongyuga is discussed. As the author of Mongyuga, Kim Hong-ki lived in Bonghwa as a member of the Kim clan based in Andong and was a traditional intellectual who was well known in the region for his literary writings. It is quite interesting that Mongyuga, which was written by a person in his 20s, is extant. Second, how the work is written is described. The text of Mongyuga is recorded on each of the pages, which are split into three levels, including annotations on the work at the topmost level. The annotations provide knowledge related to the people and places related to the work or provide related knowledge while revealing the grounds of the author’s thoughts and feelings. In particular, it is very interesting that the annotations, which are based on the plot, provide ample knowledge and information on the people, places, and history. Such handling of annotations is very rarely involved in the documentation of gasa works and is not common in ordinary academic books. The body of Mongyuga is a mixture of Korean and Chinese with, both languages are written side by side. The handling of the annotations and the content of Gasa(the poetic genre from the Joseon period) suggests that the author was familiar with the Sino-Korean writing style. That Korean was added right next to Chinese was probably intended to ensure that even those who were unfamiliar with Chinese could easily read Mongyuga, and contemporary people could read it aloud more comfortably. Third, Mongyuga, which carried on the tradition of the Gasa of somnambulism from the earlier years, sets itself apart from earlier works in the role and meaning of the poetic device used. In the case of Okgyeongmongyuga or Gilmogga, which were created by provincial intellectuals, somnambulism contributed to fulfilling a person’s wishes or making a person’s presence felt. In contrast, Mongyuga affirms the fleetingness of life through its inclusion of historical facts and figures or by proposing objectives for the community by recalling historical facts as collective memory. These objectives refer to the pursuit of just cause and loyalty. While this may suggest an entrenched resistance to change, this is significant in that it betrays a possible switch from loyalty to the kingship to patriotism, given the contemporary condition under the period of Japanese occup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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