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3단계)

정우락/참여교수/(포은 정몽주 시에 나타난 공간 상상력)

2015년 관리자 16-06-03 1,214

정우락, 포은 정몽주 시에 나타난 공간 상상력, 포은학연구 16, 포은학회, 189-225, 2015. 12.

<목차>
1. 문제의 제기
2. 물에 관한 물질적 상상력
3. 정몽주 시의 공간 상상력
4. 공간과 삶 및 사상의 상관성
5. 남은 문제들
<참고문헌>
Abstract

<내용요약>
정몽주의 시적 상상력은 그 편폭이 매우 넓다. 어느 하나로 고정시켜서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본고에서는 정몽주 시세계에 나타나는 물 이미지를 주목한다. 즉 정몽주가 물과 관련된 대표적인 공간인 '연못', '개울', '강하(江河)', '바다'와 관련하여 어떠한 상상력을 펼쳤던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서 더욱 나아가 이들 공간 상상력이 그의 삶 내지 사상과 어떤 상관성을 지니는가 하는 부분도 따진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간과하였던 물과 관련한 정몽주의 특별한 상상력을 만날 수 있었다.
정몽주 시에 나타난 연못은 생명과 성리를, 개울은 이상과 풍류를, 강하는 강역(疆域)과 역사를, 바다는 사행(使行)과 사향(思鄕)을 표상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등장하였다. 물의 본질적인 기능이 생명과 관련되어 있고, 이것이 성리학과 맞닿으며 시세계의 중요한 부면을 이루었다. 개울은 도회의 대극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몽주의 안식처 역할을 했다. 이상과 풍류는 이러한 측면에서 제출된 것이다. 그리고 강하는 지역을 나누는 경계가 되므로 강역의 표상으로 나타나거나 이와 관련되어 있는 역사적 현장으로 등장하였으며, 바다는 그의 사행길에서 만났던 대표적인 공간이었는데, 그 거대한 넓이로 하여 하늘 끝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정몽주 이해에 있어 '동방이학지조(東方理學之祖)'라는 사상가적 측면, 전후 일곱 차례가 넘는 사행에서 보여주었던 외교가적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연못과 개울의 공간 상상력은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사상가적 측면이 부각된 것이고, 강하와 바다의 공간 상상력은 사행을 중심으로 한 관료적 측면이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의 강도나 범위가 한결같지는 않았다. 사상가적 측면보다 관료적 측면이 더욱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몽주가 당대적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