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3단계)

[우리말과 한국문학] 우리 곁의 숨겨진 전통 - 대구의 서원

2020년 ssy0805 21-03-03 527

제목: [우리말과 한국문학] 우리 곁의 숨겨진 전통 - 대구의 서원

매체: 영남일보

일자: 2020-07-23

전문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00721010003784


대구 최초 서원 연경서원
이후에 세워진 24개 남아
도동서원 세계유산 등재
대부분은 문중에서 관리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유산 


1년 전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인류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 서원이 세계에 공인받게 된 것이다. 이때 유네스코에 등재된 서원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 경주의 옥산서원, 안동의 도산·병산서원,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으로 모두 9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원 외에도 전국적으로 여전히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서원들은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원은 사림들에 의해 16세기 중엽부터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1543년 주세붕에 의해 백운동서원이 창건된 이후, 조선 후기에는 서원 건립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서원들은 선현에 대한 제향과 강학 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풍을 진작하고, 사회 현안에 대한 지역 사림들의 공론을 수렴하고 표출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대구지역 최초의 서원은 1563년 지금의 북구 연경동 화암(畵巖) 주변에 건립되었던 연경서원이다. 연경서원은 조선시대 대구 유학의 중심이 되었던 곳으로 사액을 받기도 하였지만,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이후 현재까지도 복원이 되지 못하고 터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경서원에 대해 퇴계 이황은 '서원십영'이란 시를 지어 노래한 바 있고, '연경서원후기'를 써서 연경서원 건립에 의한 대구지역 문풍의 진작을 기대하기도 하였다.

연경서원 이후에 대구지역에는 수많은 서원이 세워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서원 중 현재 대구지역에 남아있는 서원은 모두 24개로 구암서원, 낙동서원, 녹동서원, 서계서원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는 도동서원과 같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만큼 널리 알려진 서원도 있지만, 대부분은 문중 서원으로서 선조 제향의 목적에서 건립되었다가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이후 최근 들어 복원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원에 배향되어 있는 이들이 서사원, 손처눌, 우배선, 곽재우, 이주 등과 같이 조선 중기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큰선비들로서, 지역의 문풍을 주도하고 임진왜란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이들을 배향한 대구지역의 서원들은 지역 문화사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구지역의 여러 서원들은 문중을 중심으로 각각 나름의 특색을 지니며 관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달성군 가창면에 소재한 녹동서원은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귀화하여 가사 '모하당술회가'를 지었던 김충선의 위패를 봉안한 곳으로, 현재에는 서원 경내에 한일우호관을 운영하면서 한일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대구지역의 서원들은 관리 주체인 각 문중들에 의해 다양한 활용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 인성교육이나 역사문화체험 공간으로의 변화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서원들은 단순히 과거의 오래된 유물만은 아니다. 각각의 서원들은 지금까지 그 오랜 시간의 흔적을 오롯이 새기며 흘러온 지역의 역사이며,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코로나19에 의해 여름휴가 계획을 잡기 쉽지 않은 지금, 아이들과 함께 지역의 서원을 함께 다녀보면 어떨까.


조유영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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