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3단계)

사투리의 중요성 강조하는 김덕호 경북대 국문과 교수 "지역 고유의 정서·역사 등, 소중한 유산이 녹아 있어"

2015년 관리자 15-06-30 2,049

제목 : 사투리의 중요성 강조하는 김덕호 경북대 국문과 교수 "지역 고유의 정서·역사 등, 소중한 유산이 녹아 있어"
매체 : 농민신문
일자 : 2013년 9월 16일
링크 :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22802

본문 :

‘표준어=서울말’ 규정 등으로 사투리의 설자리 점점 위축돼
미국·일본·일부 유럽국가 등 문화적가치 깨달아 연구 활발

 “친구가 ‘문디’라 부른다고 불쾌하게 여기는 경상도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한센병 환자라는 원래 뜻보다 그 안에 담긴 친근함을 먼저 읽어내기 때문이죠. 또 전라도에는 ‘당골’이라 불리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당골은 무당의 전라도 방언이니 과거 무당이 살았던 곳임을 짐작할 수 있죠.”

 사투리에 담긴 지역 고유의 정서와 역사를 ‘문디’와 ‘당골’로 설명하는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김덕호 교수. <경북 방언의 지리언어학> <언어 지도의 미래> 등 다수의 책을 펴낸 김 교수는 “사투리에는 정서와 문화, 역사 같은 소중한 유산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 사투리가 어르신들이 쓰는 촌스러운 말이 아니라 지역민의 정체성이 담긴 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긍심도 느낄 수 있단다.

 하지만 그간 사투리의 지위는 어땠을까.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한정한 표준어 규정과 표준어 중심의 교육정책 등이 사투리를 점점 위축시켰다. 1970년대에는 교사들이 표준어로 가르쳐야 한다는 지침이 있을 정도였다. 사투리를 촌스럽게 여기는 풍조가 자연스레 자리 잡고 최근에는 사투리 교정 학원도 등장했다.

 반면 미국, 일본, 일부 유럽 국가는 일찍이 사투리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깨닫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쳐왔다. 일본의 중소도시 쓰루오카시에서는 20년 단위로 3번에 걸쳐 60년 이상 지역 사투리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단다. 김 교수는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사투리 보존과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나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한다.

 국립국어원이 진행하는 ‘지역어조사사업’과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이 그 일환이다. 최근 접수가 마감된 사투리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은 김 교수가 2년째 총책임자를 맡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 대상작인 사투리 응원문구가 새겨진 야구모자는 실제 상품으로 제작돼 시판 중이란다. 해당 상품에 활용된 사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언어의 경제적 가치도 알려지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나 사업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이 사투리 보존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당당하게 사투리로 말할 수 있고 이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합니다. 그러면 형태는 조금씩 바뀔지라도 사투리가 사라지진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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